저는 지금 도시에서 살고 있지만 저의 고향은 시골 깡촌입니다. 물론 지금은 많이 변하여 도시와의 삶의 차이가 별로 없기는 합니다. 그냥 시골이지만 교통 수단의 발전으로 20여분만 나가면 바로 중소도시가 있습니다. 면사무소가 있고 정거장 건물이 있는 메인 도로로 나가면 상가가 잔뜩 있고, 도시만큼은 아니지만 있을 것 다 있는 그런 시골입니다. 왜 시골 이야기를 하느냐고요? 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잠시 하면서 그 때 신기하기만 했던 인디언과 말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3학년 이하)시절에 집에 전기가 들어 왔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19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전기가 들어 오지 않는 지역이 아주 많았었습니다. 상상하기도 힘드시겠지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저는 아직도 저희 집에서 사용하던 등잔이 생각 납니다. 그런 시절을 지나서 전기가 시골 마을에 들어오면서 시골을 삶도 급속도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TV가 우리집에 들어 왔다. 그리고 만난 미국 서부 영화속 멋있는 말들
위 사진하고 똑같이 생긴 금성 흑백 TV가 우리집에 들어 온 시기는 아마도 제가 국민학교 5학년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네요. 그냥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인 것 외에는.. 흑백 TV 였지만 정말 하늘로 날라갈 만큼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신세계를 접할 수 있는 것은 TV속 세상이 전부인 시절이었느니까요.
이 TV도 알루미늄 재질의 안테나를 설치하여야만 TV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저 사진 속의 안테나입니다. 저 안테나도 최초의 안테나 버젼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정확하다라고 할 수 없지만 VHF 채널의 TV와 UHF 채널의 TV 방송이 있었는데 저 안테나는 바로 UHF안테나입니다. 저희 집에 처음으로 TV가 들어 왔을 때에 채널은 총 3개였었습니다. 한국 방송 9번 채널, 문화 방송 11번 채널, 그리고 7번 채널이 있었는데 이 7번 채널은 뭐라고 불렀었는 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이 7번 채널이 저희 시골 촌 놈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채널이었습니다. 왜냐 하면 가장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 이 7번 채널에서 많이 방송이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9번하고 11번은 그런대로 볼 만하게 화면이 잡히는데 7번은 화면의 해상도가 아주 엉망이었습니다. 서울의 남산 송신탑에서 전파를 쏜다고 해서 서울 방향으로 안테나를 조정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날씨에 따라서도 화면의 해상도에 영향을 많이 미쳤었습니다. 아무래도 날씨가 깨끗한 날이 화면의 질도 좋았었습니다.
위 사진이 정말 제 기억을 그대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시골에서 TV를 갖고 있는 집은 그래도 먹고 사는 문제가 없는 집이었었습니다. 진짜로 저렇게 모여서 TV가 있는 집의 안방을 차지하고 거의 밤 10시까지 보곤 했었습니다. 워낙 가릴것이 없었던 시골의 삶이라서 저렇게 이웃집 아이들이 집으로 와서 TV를 보아도 뭐라 하지 않고 같이 저녁도 먹고 간식도 먹으면서 TV속 드라마, 권투 경기, 축구 경기 등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비록 어려운 시기였지만 저렇게 이웃집과의 정겨운 삶이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그 많았던 재미 있었던 프로그램 중에서도 홍콩의 중국 무술 영화와 미국의 서부 영화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서부 영화는 너무도 재미 있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 생각없이 백인은 착한 사람들, 요상한 소리를 내면서 도끼를 들고 덤벼 드는 인디언들은 나쁜 사람이라고 이미지가 굳어지는 시기였었습니다. 아주 잘못된 생각이었었습니다. 미국의 역사를 알지 못하는 시기였으니 당연히 눈에 보이는 대로만 받아들였던 시기였습니다.
머리에는 새 깃털을 잔뜩 꽂은 모자를 쓰고 얼룩 얼룩한 점박이 말등에 올라 타서 요상한 소리를 내면서 서부로 이동해 가는 마차들을 둘러 싸고는 아메리카로 이주해 온 백인들을 공격하던 인디언! 왜 그러는 지도 모르면서 그냥 그들이 악마같아 보이기만 해서 백인 가족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 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물론 그 백인들이 잘못했단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인디언들이야 그냥 자신들이 살던 지역을 방어를 하고자 했던 것 뿐인데 영화를 만든 사람이 바로 백인 세력이었으니 당연히 인디언을 악당으로 그렸을 것입니다. 흑백 TV라서 얼룩 얼룩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그 흑백의 재미를 아실련가 모르겠습니다. 그냥 화면속에서 물체가 움직인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던 시절이니 저렇게 처음 보는 사람들이 서로 총도 쏘고 도끼도 휘두르면서 싸우는 모습이 얼마나 흥미로웠겠습니까? ㅎㅎㅎ 지금은 그때 그시절로 다시 돌아가고만 싶습니다.